<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1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각자의 장점이 있다. 누가 어떻게 인정하고 칭찬해 주느냐에 따라 그 가치의 무게는 달라질 수 있다. 오늘날 기업의 경우, 차별화된 브랜드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는 ‘브랜드 가치 중심의 전략 경영 마인드’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품의 본질적 기능보다 개인의 감성, 개성 및 문화적 가치 등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상품과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시장에서 인정하는 가치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끝없는 도전과 경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는 기업과 기네스 세계기록을 활용한 마케팅 성공사례 및 최고의 기네스 기록에 관하여.
도전의 결과, ‘기록’이 만드는 동기부여
산업 혁명이 거듭되고 기록의 범주가 확장되면서 이를 모으고 관리하는 ‘아키비스트’(Archivist, 기록관리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돼 왔다. 기록, 그 자체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기록에 관한 책 ‘기네스 북’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955년에 출간된 이 책은 지난 66년 동안 세계인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또 공유하는 매개가 됐다. 지구 한 켠에서 일어나는 누군가의 열정 어린 도전과 기록을 다른 한쪽에서 신기해 하며 들여다보고 그 기록에 다시 도전을 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왔다. 그 결과, 현재까지 100개국에 37개 언어로 1억 4천만부 이상 발행되었고 기록 갱신을 위한 도전에 매년 200만 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벌써 수 년째 TV프로그램으로 방영까지 되고 있으니 더욱 궁금해진다. 기네스 기록의 의미는 어떠한 것일까?
영국 Guinness world records(이하 “기네스社”) 본사는 전 세계에서 이루어진 도전과 그 결과에 대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일단 세계기록으로 등재가 되면 갱신 기록과 함께 기존 기록을 갱신하는 경우와 새로운 도전 기록 두가지로 나뉘어 도전 데이터가 보존된다. 현재 등록된 정식 기록만 53, 000건이 넘는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등재 신청을 해 오니 인구 수 78억명 대비 적다고 할 수도 있겠다.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이웃’이 보인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한 아버지의 도전, 사회약자계층을 위해 모인 전직 산타클로스의 기부 도전, 우주비행사 아빠에게 보내는 어린 딸의 메시지 카드 등 그 스토리는 정말 다양하며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개인의 도전과 달리 기업이 주체가 되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세계에서 가장 진동이 없는 세탁기, 가장 균형이 잘 잡힌 SUV, 가장 오랜 시간 자율 주행에 성공한 퍼레이드 등 제품 또는 서비스 그 자체의 우열을 가리기 위해 도전을 한다. 등재되면 세계 1위 기술, 세계 1위 제품이라 당당히 소개할 수 있으니 한 기업, 브랜드에는 아주 중요한 도전이 되기 때문이다.
기네스 세계기록을 활용한 기업의 마케팅 성공 사례
한국 기업 중 기네스 콘텐츠를 활용해 광고, 홍보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자면, LG트롬세탁기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이다. TV광고를 통한 기네스 등재 과정과 결과를 보여줬는데 모두 기네스의 기획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세계 3대 광고제 AME AWARD(New York Festival)동상 수상, SNS 조회수 1억뷰 돌파, 공유 횟수 350만건 이상 기록의 기염을 토한 LG세탁기 ‘트롬’ 광고는 기네스 기록 도전 과정을 보여준다. 기록 타이틀은 ‘작동 중인 세탁기 위에 12시간동안 카드 쌓기’ 이다. 바람에도 쓰러져 내릴 것 같은 카드탑이 세탁기 위에서 쌓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는가? 세탁기 무진동의 극강 성능을 시각적으로 연출해 낸 멋진 작품이었다.
지난 2016년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는 미국시장에 진출한 초창기, TV광고 하나로 미국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우주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까? 우주비행사 아빠를 그리워하는 한 소녀가 이 상상을 현실에 옮겼다. 네바다주의 사막에 차량 11대로 초대형 메시지를 그려 소녀의 아빠가 있는 우주정거장에서 보일 수 있게 한 것이다.
기네스 기록 타이틀은 ‘가장 큰 타이어 트랙 이미지’. 이 광고는 뉴욕페스티벌 필름 부문 동상, 칸 국제광고제 영상기법 부문 동상, 클리오 광고제 영상테크닉 부문 동상 수상, Youtube 조회수 7,200만회 이상을 기록했고 2016년간 약 7,000대 판매에 큰 기여를 했다. 도전은 결과 전에 그 과정에서 이미 파동을 일으킨다. 결과는 한 순간의 발표로 끝나지만 그 과정 자체는 이미 영화같은 순간의 연속이다. 수백 명의 전문가팀들이 도전하고 이 과정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할 때 이미 모두 도전자다. 기네스는 유일무이한 콘텐츠를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도전의 제시와 등재라는 구조를 통해 과정을 빛나게 하는 결말을 제공한다.
기네스社가 뽑은 최고의 기네스 기록
기네스社 본사에는 여러 직책들 중에서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역할은 ’Adjudicator(심사관)’일 것이다. 이 심사관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각의 도전 과정을 면밀히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 이 일련의 과정은 단순 절차에 따른 심사라기보다 대외적인 행위로서 기네스를 대표해 그 결과를 공식화하는 막중한 역할이다. 보통 도전의 성공 발표와 동시에 인증서가 전달되는데 이때 심사관은 공식 심사복을 착용하고 기네스 로고가 잘 보이는 상장 커버를 사용해 그 결과가 기네스社의 공식 인정 기록임을 시청각적으로 각인 시킨다. 그 순간엔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환호하며 도전 성공을 축하한다.
기존의 기록을 갱신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기준 설정이 필요없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오토바이’하면 그냥 가장 빠른 오토바이면 된다. 하지만 기존 기록에 없는 도전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네스社 내부엔 심사 외에도 여러 다른 역할을 하는 부서들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심사기준을 설정하는 곳이다. 기네스의 오랜 슬로건, ‘Officially Amazing(공식적 놀라움)’을 충족하기 위해선 분명 놀라운 것이어야 한다. 해당 부서에서는 이 새로운 도전이 전 세계 누구나 보기에도 놀라울 만한것인지를 검토하고 부족하다면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기준이 바로 심사관의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네스 본사에서는 어떤 기록이 가장 Officially amazing 할까? 회사 부사장이자 live experiences(참여자 체험) 크리에이티브와 디자인 및 프로듀싱 영역의 책임을 맡고 있는 Paul O’neill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며 지난 11년 넘게 기네스를 지켜 왔다. 그런 그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과 또 가장 작은 사람을 마주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가장 인상깊었다고 한다.
“2010년 이스탄불에 한 대형 쇼핑 센터가 들어서며 개장 이벤트를 기네스와 함께 했는데 그때 관계자로 참석을 했었습니다. 당시 한달 간의 기록 도전 행사가 있었는데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남자 Sultan Kosen(터키, 236.5cm)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남자 PingPing (중국, 74.6cm)을 처음 만났습니다. 첨부된 사진은 그 둘과 함께 있는 젊은 시절의 제 모습입니다. 핑핑과 술탄이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을 때 무언지 모를 감동이 있었습니다. 평균을 훨씬 뛰어 넘는 타고난 외적 조건을 넘어 그저 사람의 대화가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기네스社 전 직원들의 명함 뒷면엔 각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록의 관련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는데 수백 명이 선택한 이미지가 모두 다를 만큼 세계에서는 수없이 많은 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위 Paul 부사장의 말처럼 이러한 도전은 결국 우리 ‘People(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와 닿고 또 놀라울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기네스는 누구나 ‘세계 기록’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알려주는 것만 같다.
기네스社의 한국 진출의 의미…인터넷 속도, BTS 등 한국의 세계적 역량 과시할 때
‘세계적 브랜드’라는 말은 세계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물어도 한번에 아는 브랜드. 그중 ‘기네스’는 다른 상업 브랜드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삼성 → 스마트폰, 테슬라 → 전기 자동차, 에르메스 → 가방이 떠오르는 것과 달리 기네스는 ‘세계 최고’, ‘1등’, ‘도전’ 이런 단어가 연상된다. 기네스가 한국에 있다는 것은 이제 한국 내 세계 최고, 세계 1등을 더 많이 찾아 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3월 국내 광고대행사 (주)하라커뮤니케이션즈(이하”하라컴”)는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기네스社와 공식 파트너쉽 체결을 했다. 6년 넘는 협업과 2년 간의 검토 기간을 거친 결과였다. 이제 하라컴의 등재대행 서비스를 통해 기네스 등재를 희망하는 주체들은 더 이상 수 개월 걸려 답변을 받거나 복잡한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졌다.
한국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역량을갖추었다. 인터넷 속도 세계 1위, 스마트폰 보유율 세계 1위 또한 산업별 세계 TOP 10위 내 기업을 여럿 보유하고 있고 특히 제조, 국방, 의료, 교육, 콘텐츠, 건축, 문화예술, 공공 행정 등 사회 기반을 아우르는 전반적 분야에서 이미 국제적 신뢰를 얻고 있다. 이제는 ‘추격형’ 대신 ‘혁신 선도형’ 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큼 성장했으니 세계 시장에 나온다면 충분히 세계 유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그 뿐인가? 우리는 BTS도 갖고 있다. 이제 세계적 브랜드의 역량은 검증되었으니 마음껏 보여줄 때도 되었다. 이제 한국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에 도전해보자.
기사원문 : http://www.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11